
강남 안에서도 급 나뉜다? 압구정 1.4억 vs 도곡동 7900만원의 현실
강남 집값, 이제는 ‘구’보다 ‘동’ 차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 양극화가 빠르게 심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의 격차가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같은 강남구 안에서도 동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압구정동과 도곡동입니다.
두 지역 모두 강남을 대표하는 주거지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집값 흐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압구정 3.3㎡당 1.4억, 강남 최고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압구정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억4068만원으로 서울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강남구 내에서도
• 도곡동 7903만원
• 청담동 8233만원
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차이가 납니다.
강남 외곽으로 분류되는 자곡동(4446만원), 세곡동(5103만원)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벌어진 가격 차이입니다.
압구정 다음으로 높은 곳은 신축 입주가 이어진 개포동으로, 3.3㎡당 1억217만원 수준을 형성했습니다.
과거엔 비슷했던 가격, 20년 만에 격차 폭발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격차가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000년 기준 압구정동 아파트 가격은 3.3㎡당 1467만원으로, 도곡동(1018만원)과의 차이는 약 40%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전용 84㎡ 기준으로 계산하면
• 압구정 약 4억9878만원
• 도곡동 약 3억4612만원
지금과 비교하면 체감 가능한 격차였지만 ‘넘사벽’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급등기를 거치며 핵심 입지 선호가 강화되자 가격 차이는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서초·강북까지 확산되는 초양극화
이 같은 현상은 강남구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서초구에서도 반포동과 서초동의 가격 차이는 20여 년 전 거의 비슷했지만, 현재는 반포동이 서초동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서울 전체로 보면 격차는 더 극명합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전용 84㎡ 아파트가 71억5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강북구 미아동 최고가 아파트는 10억4000만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같은 서울인데도 가격 차이가 7배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똘똘한 한 채’가 만든 K자형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핵심 배경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꼽고 있습니다.
교통, 학군, 상업·문화 인프라가 이미 완성된 지역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상급지는 더 오르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정체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향후 세금 부담 확대나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격차를 메우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축과 재건축이 먼저 움직인 뒤 기존 주택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정리하며
압구정과 도곡동 사례는 이제 강남이라는 이름만으로 집값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입지, 상품성, 희소성이 결합된 지역으로 자금이 몰리며 같은 구 안에서도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지역 구분이 아니라, ‘어디에 단 한 채를 보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